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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주차 회고록 - 개소리에 대하여

1. 모지션 모임

현재 내가 연락하고 지내는 전 직장 동료들은 총 두 명이다.
한 명은 내가 추천해서 우리 회사 다른팀에서 백엔드 개발자로 다니고 있고, 또 다른 한명은 엔카에서 백엔드 개발자로 근무중이다.
이 중 엔카에 다니던 전직장 동료가 곧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받으러 사당에서 오랜만에 다 같이 모였다.
회사 퇴근 후 다른 동료와 함께 판교에서 사당으로 출발해서 사당역에 있는 화씨260에서 만나서 오랜만에 고기를 먹었다. 다행히 고기도 다 구워주는 곳이였는데, 이제는 내가 직접 굽는 고깃집은 못가겠다….. 너무 편해…
요즘 경기가 안좋다고 해도 둘 다 만족하고 잘 다니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나야 이제 회사에 대한 애사심은 많이 떨어졌고 그냥 내가 할 일이 있으니까 다닌다 정도의 마인드인 반면 동료 둘은 서로 애사심이 매우 강해서 서로 회사 자랑을 계속 하는데, 웃기기도 하고 결국 거짓말 하는건 아닌데 회사 좋은점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전 직장을 다닐때는 정말 매일매일이 쉽지 않았고, 결혼하는 미래를 그리기엔 기술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막막했었는데, 다들 지금은 돈도 (나름)잘 벌고 만족하고 다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새삼 전 직장 다니던 시기에는 다들 불만도 있고 해도 파이팅 넘치게 다녔던 것 같았다.
바쁠땐 저녁이고 주말이고 새벽이고 할 것 없이 작업하고 대응하고, 그러느라 데이터 무제한해놓고 지하철에서 앉아서 전화하면서 작업하기도 했었는데….. 그 때 정말 악깡버(악으로 깡으로 버틴다) 마음으로 버티면서 일을 했고, 그 와중에 이런 힘든 고생은 내가 대학생때 놀았기 때문이다.
연애한다고 정신팔려서……라는 반성과 그래도 결혼했으니까 괜찮아 라는 마음으로 공부를 잠을 쪼개서라도 출퇴근길에라도 했었고, 그 결과 이직도 잘 했던건데 요즘에는 초심을 잃었는지 예전보다 학습량이 줄은 것 같다는 생각이 이 글을 작성하며 갑자기 들었다.
여기서 안주할게 아니라 한 번 더 도약해보고 싶고, 도약에 성공해서 또 지금 다니는 회사 동료들이 전직장 동료가 되었을 때 다시 만나서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다시 만들어야겠다.

2. 개소리에 대하여

ON BULLSHIT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알게된 책이다.
BULLSHIT을 번역하자면 개소리라고 할 수 있는데 개소리는 단순히 욕으로 치부해 넘기기보단 좀 더 숨은 뜻과 사회적 파급력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세상엔 나를 포함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개소리를 한다. (오우 쉿…)
사람으로 지칭을 하지 않고 다시 말하자면 현대 사회에는 개소리가 만연하다. 우리는 모두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당장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만 들어가도 알 수 있다.

거짓말과는 다르다.

개소리와 거짓말을 동일시 해서는 안된다. 거짓말은 진실에 대한 무시 혹은 왜곡을 포함하지만, 개소리는 진실 자체를 무시하고 중요하지 않게끔 뭉개버리는데 주안점을 둔다.
그렇기에 단순한 거짓말보다 더 해로운 형태의 소통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개소리는 언제 어떻게 생산되어 퍼지는 것일까? 저자인 프랭크퍼트는 진실 혹은 거짓에 대한 탐구나 관심 없이 이야기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하며 이 사람들은 내가 말하는게 진실인지 거짓인지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이처럼 진위여부에 무관심한 그저 주절거리는 개소리는 사회적으로 진실의 역할을 낮추고, 사람들은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지 않게 만든다.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강력하다.

이 부분이 가장 내게 많이 와닿았던 것 같다.
과거에는 거짓말을 하고 이러한 거짓말이 들통나면 부끄러워하거나 화를내거나 어찌되었든 당당하지 못한 반응을 보이고는 했다.
하지만, 개소리는 들통나더라도 타격을 받지 않는다.
애초에 진위여부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다.
개소리에 대가
그렇다면 왜 이런 개소리가 갈수록 만연해지는 것일까?
이는 사회가 갈수록 진실에 대한 무관심과 이로 인한 사회적인 진실의 가치 저하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너무나도 공감한다.
사회는 고리타분한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
어떤의미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듣고싶어하는 소리(그게 개소리일지라도)에 가치를 두고 집중을 한다. 국뽕유튜버나 온갖 렉카 영상들이 어째서 계속 생산되고 퍼져가며 수익을 낼 수 있는가 고민해보면 뻔하다. 사람들이 그걸 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들을 보며 나도 문뜩 떠올렸다.
전혀 웃기지 않은 조롱과 비아냥을 무분별하게 던지며 정색에는 농담인데 왜 그래? 라며 웃어넘기던 사람들을 말이다. 이들 역시 진실은 관심 없었을 것이다.

3. 무빙

아…. 회원탈퇴까지 했던 디즈니 플러스를 무빙때문에 다시 결제했다… 그것도 1년짜리로..
주말 내내 무빙과 함께했던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강풀 만화를 좋아한다. 너무 디테일한 그림체나 내용을 따지기보단 대략적인 얼개를 위주로 스피드하게 보는 성향인데, 강풀의 만화는 내게 너무 많은 복잡도를 내용이나 그림 모두 보여주지 않았고, 적당히 집중해서 감동과 유머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웹툰으로도 재밌게 봤지만, 드라마로는 사실 기대한건 아니였고 주말동안 너무 할게 없어서 보게 되었는데 2일간 15화까지 전부 정주행 하게 만들었다.
다들 대체로 연기를 참 잘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좋은의미로든 나쁜의미로든 류승범과 차태현은 내게 인상깊었다. 개인적으로 차태현은 굳이 이 드라마에 나와서 자기 이미지를 깎을 필요가 있었을까 안타깝다. 연기력이 눈물 날 정도로 처참해서 집중이 흐트러질 수 밖에 없었다.
그 외에는 재밌게 본 것 같다.
문제는 이제 바로 디즈니 플러스에서 볼 게 없다……이래서 탈퇴했던건데 ㅋㅋㅋㅋ